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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미디어 플래시는 이제 2D 애니메이션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줄 '차세대 거물'로 성장했다. 만약 월트 디즈니나 청크 존스가 이런 흐름을 접했다면 그들 역시 순순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플래시 혁명은 진화의 또 다른 한 걸음이 될 것이다.

  CGI(Computer-Generated Imagery, 컴퓨터로 만든 화상)기술로 만들어진 TV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연속적인 성공(「인크레더블」 「마다 가스카」 「로봇」 등)은 앞으로도 그 기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구식, 즉 핸드 드로잉 스타일로 만들어진 작품의 연속적인 실패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더 많은 스튜디오들이 그들의 전부를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걸고 있는 추세다.
  그 결과, 전통적인 방식의 애니메이션은 CGI 애니메이션의 높은 품질에 맞설 방법을 찾아 나서야만 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CGI에 비해 빠르고 저렴하게 작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러나 모든 애니메이션, 특히 핸드 드로잉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되며 노동 집약적이다.
캐릭터를 반복해서 그리고 또 그리다 보면 수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되는데, 이것은 애니메이터들에게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튜디오의 입장에서 보면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은 노동 집약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비효율적인 데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물론 그들에게 투자한 만큼 충분히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스튜디오는 추호의 의심 없이 그 비용을 댈 것이다. 핸드 드로잉으로 만들어진 디즈니의 최신작이었던 「HOME on the Range」는 전통적인 애니메이션다운 좋은 작품이었으며, 박스 오피스 순위에도 진입했다. 그렇다고 해도 비용 절감이 안 되는 이 비효율적인 수단을 고집해서 디즈니가 얻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월트 디즈니 본인마저도 이제는 2D 애니메이션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핸드 드로잉 방식이 떠안고 있는 잠재된 두통거리와 문젯거리들은 많은 스튜디오들이 왜 푸른 목장을 CGI로 표현하려고 하는지 손쉽게 설명해준다. 만화 순수주의자들이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이 제공하는 '가공하지 않은 모습'이 미학적으로 휠씬 독특하게 어필한다고 주장해도 그 이유만으로 몇 백만 달러를 잃을 가치는 없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은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에 영원토록 기대려고 하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케이블과 위성 텔레비전이 너무 다양한 채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각 채널에 들어가는 예산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당신의 작품이 한 에피소드당 백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치자. 그러나 더 다양한 채널에 광고를 깔고 싶어하는 광고주들의 희망 때문에 광고 수익을 오십만 달러 밖에 회수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편당 오십만 달러의 손해를 봐야 한다. 당신이 여전히 다른 채널과 경쟁하면서 만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빠르고 싸게 만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마이크로미디어 플래시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도구로 시작된 마이크로미디어 플래시가 이제 3D 애니메이션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줄 '차세대 거물'로 성장했다. 플래시는 굉장히 사용이 편리한 프로그램이다.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그림을 바로 컴퓨터로 옮겨와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리드로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플래시를 사용하면 방 안을 걸어가는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같은 캐릭터를 반복적으로 다시 그리는 것 대신, 캐릭터를 딱 한 번 그려서 그것을 스캔받아 적당한 시간을 두고 페이지 안에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시스템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CGI를 상대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고 그럴싸한 움직임도 표현해낼 수 있다.
  플래시는 최근 몇 년간 인터넷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되었다. 많은 스튜디오에서 파일럿 애니메이션 제작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엔 「Forester' Home for Imaginary Friend」 (카툰 네트워크), 「The Buzz on Maggie」(디즈니 채널),「Mucha Lucha」(Kid's  WB), 「Hi Hi Puffy Ami Yumi」(카툰 네트워크), 「Atomic Betty」(카툰 네트워크)처럼 플래시로 만들어진 많은 TV 애니메이션들이 이미 방송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늘어날 추세다. 모든 할리우드의 메이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은 개발중인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다.
  현재, 플래시는 아직 몇 가지 한계를 안고 있다. 플래시는 많은 움직임이나 복잡한 구조의 스토리 보드를 가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아직까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나 「아바타(Avatar)」 같은). 그러나 기술의 진보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미 영국의 버추얼 밴드  'The Gorillaz'는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통해 플래시와 CGI가 효과적으로 함께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아무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TV에서 방송될 것이라 꿈꾸지 않았던 시절부터 그다지 오랜 시간이 흐르진 않았다. 플래시는 인터넷 애니메이션에 한정적으로 통용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마치 '혁명'처럼 점점 더 활발히 다른 애니메이션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상황에 와 있다.
  플래시의 기술력이 보다 싸고, 보다 쉽게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또한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생각과 의지를 꺾을 필요 없이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플래시를 이용해 독립 필름을 만들어낸다면 애니메이션 DVD 직거래의 흐름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어느 곳에서든, 혹은 해외에서도 작품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므로 애니메이터로서 커다란 스튜디 오에서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옵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CGI 애니메이션은 선전하고 있다. 나는 CGI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기에 솔직히 정말 기쁘다. 그러나 나는 또한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도 사랑한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의 새로운 물결은 2D 애니메이션을 존속케 할 것이기에 나는 무조건 찬성이다.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필연적이다. 저항은 무익하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콧방귀 끼는 예술 순수주의자들은 있게 마련이지만, 나는 만약 월트 디즈니나 청크 존스(Chunk Jones)가 이런 흐름을 접했다면 그들 역시 순순히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래시 혁명은 애니메이션 진화의 또 다른 한 걸음이 될 것이다.

[뉴타입 2005년 10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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