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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2003.08.30 03:28

CGI는 마법의 흥행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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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애니메이션계는 현재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화의 미래에 대한 논쟁은 파국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슈렉」, 「스피릿」의 제작자인 드림웍스 SKG의 애니메이션부는 앞으로 수작업 애니메이션 제작을 일체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애니메이션 신작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의 흥행 실패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의 전통 장편 애니메이션 부서는 아직까지는 건재하나,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의 예산 삭감과 정리 해고가 차츰 늘고 있다. 신통치 못한 성적을 올린 「보불성」이후로 디즈니 경영진은 픽사 애니메이션(「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 대형 성공작들의 제작사)과 최근 이루어진 계약 갱신과 디즈니 자체의 CGI부서를 통해 CGI 애니메이션 영화에 보다 치중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기존 방식으로 경력을 쌓아 온 미국 전역의 애니메이터들은 CGI 애니메이션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업계에 관련된 사람의 대부분이 전통적인 수작업 애니메이션의 시대가 갔다며 울상짓고 있다. 미국의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암울한 상태에 대해 한 번쯤 크게 다루지 않은 신문과 잡지, 뉴스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다루는데 상당히 무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확실히 짚어야 할 것이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용어에 관한 문제다. 본 칼럼에서 애니메이션을 지칭할 때 2D나 3D라는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 이유는 홀로그램이나 로보트가 아닌 이상 '3D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은 점토, 컴퓨터, 페인트, 연필 등 다른 어떤 재료에 상관없이 TV나 영화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면 모두 2차원이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3차원으로 보이는 것은 완전한 착시 현상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토이 스토리」와 「파워퍼프 걸」 모두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여 3차원 착시 효과를 내기 때문에 3D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토이 스토리」는 보다 현실적인 그림이고 「파워퍼프 걸」은 스타일이 더 가미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모두 3차원 착시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은 미미한 차이일 수 있지만, 알고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CGI영화를 '3D' 라고 하면 '2D'라는 말보다 더욱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들리므로 특정 형태의 애니메이션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는 오해를 계속 주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에서는 언론을 통한 이러한 속임수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언론에서 '자성적 예언' 을 조장해 내는 것이다. 즉, 전통 수작업 애니메이션이 '죽었다' 라는 말을 쉽게 말하다 보면 수작업 애니메이션은 정말 죽어버리게 된다. 물론 애니메이션을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전통 애니메이션이 CGI 영화에 비해서 부진해 온 이유가 매체 형식 자체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 지난 3년간 헐리우드에서 선보인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가 대부분 형편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이적인 신기술인 CGI에 홀리고 수작업 만화가 한물 간 것을 감지한 제작업체 경영진들은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전통 애니메이션 사망설' 에 자연스럽게 넘어가 버렸다. 따라서 CGI영화에 할 수 있는 모든 투자를 했고 그 당연한 결과로 CGI영화들이 더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애니메이터 자신들 역시 CGI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파와 고전 애니메이션을 포기한 파 양쪽으로 크게 갈라졌다. 이러한 현상이 언론의 무지를 더욱 부채질하고 CGI기술이 모든 원인 제공자라는 어이없는 오해를 뒷받침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업계에서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픽사 직원들뿐인 듯. 최신작인 「니모를 찾아서」가 「라이온 킹」의 역대 흥행 성적을 앞지르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언론에서 이 성공이 미국 최고의 CGI 제작 업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도할 때마다 성공의 비결은 사용 기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픽사는 언제나 망설임없이 지적하곤 한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방법은 다른 영화와 다를 바 없이 '좋은 이야기' 를 들려주는 것이다.
  컴퓨터는 연필과 종이처럼 도구일 뿐이다. 일반 영화 관객들이 영화 제작 도구가 무엇인지 상관할 이유가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계에서는 정말로 특정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사용되었느냐만 보고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고전 수작업 영화를 외면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말도 안 된다. 관객들이 CGI영화만 보러 간다는 것은 운전자들이 특정 종류의 드라이버로 조립한 차만 몰 것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칼럼을 매킨토시로 쓰든 PC로 쓰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칼럼이 형편없다고 해서 컴퓨터를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용' 이다.
  컴퓨터는 연필과 종이와 마찬가지로 내용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문제는 도구에 있지 않고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있다. 기술 탓을 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일 뿐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의 경영진 대다수는 관객들이 단순히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허접한 낡은 대본 아무거나 가져다가 애니메이터 몇 명 투입하면 그럴 듯한 결과가 나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엔터테인먼트는 그런 식이 아니다. 멋진 애니메이션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형편없는 이야기는 여전히 형편없는 이야기다. 니켈오데언의 「천재 소년 지미 뉴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CGI 애니메이션 TV프로그램이 참담한 실패를 한 반면에 전통 애니메이션 TV만화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관객들이 아직 전통 애니메이션을 선호한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면 비디오 게임 그래픽을 보시기 바란다. '셀-셰이딩 (ce1-shading)' 사용이 늘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셀 셰이딩은 CGI그래픽이 마치 검정 테두리에 애니메이션 페인트로 손으로 칠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로서 「젤다의 전설 - 윈드토커」에서 선보인 바 있다. 만일 사람들이 만화 같은 이미지를 싫어한다면 이러한 효과에 대한 수요가 없겠지만 이러한 효과를 활용하는 인기 게임이 오히려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전통 애니메이션 영화가 CGI 애니메이션 영화보다 비용이나 시간이 더 들지 않는다는 점. 디지털 잉크 및 페인트는 물론 타이밍 프로그램과 자동 스캐닝으로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작업이 예전에 비해 훨씬 쉬워졌다. CGI 애니메이션, 전통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할 것 없이 모두 장단점과 강점과 약점이 있다. 본질적으로 한 형태의 애니메이션이 다른 형태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야기는 고전 애니메이션을 사용할 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되며 다른 이야기는 CGI와 더 잘 어울린다. 이 모든 것은 이야기의 내용과 그 내용을 어떤 매체가 가장 잘 전달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간단한 이치가 미국 애니메이션 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뉴타입 2003년 9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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